< 파도 실험 0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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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강
< ]행/린_풋 >



2022년 5월 27일 ~ 6월 9일
12:00 ~ 20:00
(무휴, 마지막 날 17:00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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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내 비치된 QR 코드를 스캔하시면 상세 캡션이 노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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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 ( ] ) hang






오늘도 꾸역꾸역 무언가를 만든다.'열심히 한다고 더 넓은 세상이 날 원하는 것은 아니네’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더 넓은 세상, 어떠한 인정, 꾸준한 창작, 단계적 안식을 원하는 나에게 이 생각은 약간의 절망이기도 했다. 내가 열심히 하고 있는 게 맞긴 할까? 이게 내 최선이야?잘난 사람과 멋진 '최선'은 이미 무척 많은데, 어쩌면 더 이상 창작을 한다고 법석을 떨기보다 그냥 어딘가에 녹아드는 게 더 나을지도 몰라. 아무도 모르는 상태로, 조용히, 편하게. 내가 만든 것들처럼. 누군가 말했듯이, 잠들었다가 일어나면 카펫이 되었으면 좋겠다.

린 ( \ ) lean





나에게서 만들어진 것들아, 날 더 많은 곳에 데려가 주련.벽에 걸린 채, 기대어진 채, 놓인 채 멈춘 상태로 있는 너희가 무척 부럽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너희의 모습이 매일 헛발 짓 하는 나와는 달라 보여.영원한 안식을 얻는 것은 어쩌면 내가 아니라 너희가 아닐까? 가만히 너희는 무엇을 하고 있니?

  풋 ( _ ) put






우습게도 나는 내가 만든 것들이 부럽다.  공간에 녹아든 모양으로 조용히 멈춰있는 그들에게 샘이 날 지경이다. 만드는 것은 난데, 왜 너희가 먼저 안식을 찾았어?나는 이 미친 시샘을 실험해 보려 한다. 내가 만든 것들의 자리를 차례로 빼앗을 테다. 내가 만든 것이 걸린 자리에 내가 대신 걸리고, 기대어진 곳에 대신 기대고, 발 올려지도록 놓인 자리에 대신 누워, 발밑에 깔려있을 셈이다. 너희의 멈춰 있음을 빼앗고 싶어. 그 순간만큼은 아무 생각도, 행동도, 고민도 하지 않을 거야. 그렇게야말로 난 안식을 경험할 수 있을까?만약 너희가 그 자체로 나에게 무언가 해주고 있었다면, 나도 모르게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의 무언가를 함께해 주고 있었다면,나는 그럼 계속 법석을 떨 수 있을까?별걸 다 질투하는, 답 없이 게으른, 못생긴 내 마음도 나는 고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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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트)






이 프로젝트는 너무나 나태하고 싶어서 제가 만든 작업물까지 시샘하는, 그저 아무것도 안 하고 뭉개져있고 싶은 못생긴 저의 마음을 자기성장-개발-치유의 요소로써 실험합니다.세상엔 이미 재능 있는 사람과, 멋진 작업들과, 의미 있는 이야기가 많이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매일 그 생각이 강해지고요.그러다 보니, '아, 이게 다 무슨 의미지?'라고 생각하며 한없이 나태해지고 싶기만 한 나날이에요. 이 모습을 스스로 한심해하는 것도 이제 지겹고요.그런데 문득 제가 이전에 만든 작업들은 벽에 걸려서, 기대어져서, 놓여서 저는 아직 갖지 못한 안식을 찾아간 것처럼 보였어요. 와, 너넨 아무것도 안 하고 있네. 근데 발버둥 칠 일 없이 평안해 보여. 그저 그들처럼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자꾸만 듭니다.그래서 그렇게 한 번 해보려고요. 제가 스스로 만든 작업물의 자리를 차례로 빼앗아 차지하겠습니다. 러그(rug), 월 행잉(wall-hanging) 등으로 만들어지는 저의 작업물 대신 제가 ]걸리고\기대고_놓일 거예요. 정해진 시간 동안 저의 목표는 ‘완전한 나태’를 체험하는 것입니다.저는 원했던 대로 모든 사고와 느낌을 멈추고 완벽하게 정지된 상태를 향유할 수 있을까요? 그게 제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제 작업물들은 정말로,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는’ 나태함일 뿐일까요? 
제가 진짜 느끼려는 것은 무엇입니까?


HAEKANG JOUNG
< ]hang/lean_put >



from 27th May to 9th June, 2022
12:00 ~ 20:00
(open everyday, closed 17:00 last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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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ease scan QR codes at the site to see the descrip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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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hang






I'm having another day 'making things'. Sometimes the thought comes up to me that 'even though I keep trying, that doesn't promise a wider world'. This also came to me as a mild desperation who is seeking for a wider world, some kind of acceptance, steady creations, and a phased, and complete rest. Am I really putting myself all in to this? Is this the best I can do? Well there are tons of real creators with fascinating ideas already. Maybe I should just melt away, stop making this mess with the excuse of 'creating' something. Just melt away like things I've already made, which are in peace, silence, and ignorance. As someone's saying, it'd be great if I turn into a piece of carpet next morning. 

( \ ) lean





Can my works/pieces/creations take me to somewhere further? I feel jealous of them, staying still while being hanged, leant, and put. You look quite different to myself, who is making a constant mistakes and wrong decisions. Maybe you, my creations, are the one who gets a complete rest instead of me. What you doing there, staying still and saying nothing?

  ( _ ) put






Ridiculously, I envy the things I've made. I'm jealous of their serenity, and melting with their current spaces. Why on earth did you earn peace ahead of me, I'm the one who should take the credit! In this show I'm testing this crazy jealousy. I'm going to steal the spaces for my works, one by one. I'm happily going to be hanged, lean, and put myself there and be seen, stepped on, and be in any situations they are in. I eagerly want to take the serenity away from you and keep it for myself. In that very moment I will empty myself, without any thoughts, actions, and worries. Can I experience the complete rest by that? Can I move on one step further after this weird lark, realizing my works were doing 'something' just by being hanged, leant, and put? I really, want to fix my ugly self and mind-set envying ridiculously everything, lazy as h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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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te)






This project takes my ridiculous self who is so lazy and starting to envy my own works just because it is okay for them to stay still and do nothing as something to be experimented for self-developing/improvement/medication. Everyday the idea of 'letting-it-all-go' inside of me gets bigger because every morning and night I find someone/something greater than me and my things. And that make me idle away, AND that makes me hate myself even more. Why is it not okay for me to just let it all go, stop and do nothing just like my works, in my filthy little studio? Maybe I should try carrying out this madness. During the show I'm going to steal and take my work's designated spaces away by myself. Being ]hanged, \leant, and _put. During then my one and only goal is to experience the 'absolute laziness'. Can I enjoy the state of complete emptiness without any thoughts, feelings, and so on just as I wanted? What kind of meanings could I get and catch from that? Are my works, for real, just lazy surpluses? 
What is the real and true reason for me doing th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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