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닿는 곳(Either way)], 

wool, BCF nylon and acrylic yarn, 47*90(cm), tufting, 2023.

     가끔은 ‘나’를 정의하기 위해서 이 세상의 증명을 받아야만 할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이는지, 어떤 것을 이뤘는지, 어떤 목소리를 내는지, 세상이 알아주어야 하고 모두의 인정을 받아야만 할 것 같아요.
     세상의 잣대에 이리저리 나를 맞추다 보면 어떨 때 ‘나’는 흩어지는 모래 같기도, 구워지기 전 반죽 같기도, 뚜렷이 닿는 곳을 잃은 무너진 계단 같기도 했어요. 여기저기 흘러내리는 나를 보며 우리를 알아주지 않는 세상이 아니라, 오히려 세상에 알려질 수 없는 내가 밉기도 했습니다.

     그럴 때 꾸준히 새겨오던 노랫말이 다시금 우리 스스로를 알아보게 합니다. 어떤 형태나 지점으로 정의되기보다, 스스로 좋아하는 것을 말하고, 지금의 속도를 즐기고, 불어오는 한 갈피 바람을 맞이할 수 있는 ‘나’를요. 누군가, 모두가 알아주지 않더라도요!

     무대 위 스포트라이트로 들어가는 발걸음이 아니라도, 발 닿는 곳에서 나다움을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우리를 위해 흩어지지 않는 면적을 드립니다.

     지금, 여기에서, 가장 나답게!

* 한국음악저작권협회(KOMCA) 저작물 이용 승인필: [계단], 이진아, <진아식당 Full Course(2018)>, 작사 이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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