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mark], wool, polyester and acrylic yarn, 60*40(cm), tufting, 2022.
  또 한 해를 보내며 새로운 내일을 생각하는 시간입니다. 들뜨는 마음, 막연한 기대, 희망찬 다짐으로 이맘때 며칠은 꼭 불꽃놀이를 사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도 어느 순간엔 함께 해넘이를 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생각하게 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아!’라는 말을 주고받지 못하게 된 그들을 생각하면 내일 보다 그들과의 어제를 떠올리게 되고, 내 마음속 불꽃놀이도 금방 사그라드는 것 같아요.

  ‘나다움’을 함께 만들어준 나와 시간을 나눈 사람들, 그 사람들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요? 서로의 속눈썹을 바라볼 수 없어 슬플 때, 가만히 눈을 감고 떠올려보면 그들은 우리 마음속에 언제나처럼 자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나‘의 기억 속에 불꽃처럼 살아있는 그들은 우리가 매일 축제처럼 지내길, 재밌는 이야기를 만들어오길, 내일을 살아보길 원할 것 같아요. 불꽃놀이를 즐기면서요.

  혹자는 서울이라는 이름이 ‘설울’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눈이 쌓이지 않는 명당자리를 따라 친, ‘눈 울타리’ 설울이 지금의 서울이라고요. 다시 만날 사람들을 생각하며 매일을 불꽃놀이로 살 때, 마음 속 눈들이 정말 녹아 없어지지 않을까요? 또 한 해 뜨겁게 불꽃놀이를 사는 우리의 서울은 매일이 축제일 것 같아요. 때 되면 모여앉아 넘겨 볼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새 한 해도 축제로 살아요!
(이 글은 2022년 12월 31일에 쓰였습니다)

* 한국음악저작권협회(KOMCA) 저작물 이용 승인필: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DAY6(데이식스), <The Book of Us: Gravity(2019)>, 작사 Young K(of DAY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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